아이 용돈 관리 Tip. ‘공부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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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은 아이들이 걷기 시작할 때 즈음부터 용돈을 주기 시작한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손주들이 귀엽다고 1만원, 2만원씩 쥐어주면 대개는 엄마나 아빠가 받아서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곤 한다.

물론 아이를 키우는 엄마, 아빠에게 주신 돈 일 수도 있지만, 어쨋건 그 돈은 아이에게 준 선물인데, 아이는 돈으로 받는 선물은 자기에게 오지 않기 때문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을 기회도 얻지 못하는지도 모르겠다.

아이는 자기가 스스로 돈을 관리하고, 어디에 지출할 지 결정해보는 기회도 얻지 못한다. 어느 나이부터 아이에게 돈을 관리하게 할 것인지라는 질문이 있다면, 아이가 돈이 무엇인지 알게 된 뒤 바로가 맞다고 생각한다. 1

당연히 아이가 대학갈 돈을 스스로 모으고, 관리하는 걸 기대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바로 아이 스스로 용돈을 관리하도록 하지 못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아이가 큰 돈을 가지고 있다가 잃어버릴 수 있고, 불필요한 장난감이나, 군것질에 돈을 낭비할까 염려되기도 한다. 그리고 부모 외에 다른 어른이 준 돈은 결국 그 돈의 크기에 맞게 상대에게 지출되는 게 맞기 때문에 부모가 아이가 받은 용돈을 챙기기도 한다.


목표 1. 1단계

  • 아이가 언젠가 준비가 되면 스스로 자신의 돈을 관리할 수 있도록, 부모와 먼저 연습을 통해 ‘돈의 중요함’, ‘돈을 쓰는 방법’을 배우고 (가능하다면) ‘돈을 모으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 목표이다.

가장 먼저 가르치고 싶은 건 ‘돈의 중요함’이다. 아이들은 돈의 개념이 없다. 우리 대부분은 모두 그러했다. 중고등학생이 되면 용돈을 받지만 정작 그 용돈으로 사용해야 하는 범위가 명확하지 않아, 낭비하고 돈이 부족해지면 다시 부모님에게 가서 용돈을 더 받아 쓰곤 했다. 절실히 돈이 부족하다는 경험은 대개 대학생이 되면 처음으로 느끼고, 실질적으로는 직장을 얻고, 결혼을 하면서 경험하게 된다.

‘돈의 중요함’에 대한 인식은 직업을 정할 때도 영향을 준다. 현실성없고 뜬구름같은 미래를 말하며, 어떻게 될거라고 생각하며 인생을 낭비하기도 한다.

‘돈을 쓰는 방법’을 가르치며 아이에게 절제를 가르쳐주고 싶다. 아이가 원하는 걸 다 사줄 수도 있다. 간절히 원하는 포켓몬 카드 1개 더 사준다고 가계에 큰 문제가 생기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렇게 아이가 무언가 원할 때마다 사주는게 맞는지 모르겠다.

아래 ‘공부통장’을 하기 시작하며, 아이와 이런 대화를 한다. 너가 가지고 있는 돈은 전부 얼마이고, 지난달엔 그 중 몇 분의 몇을 사용했는데, 이렇게 하면 너가 돈을 모으는 속도보다 사용하는 속도가 빠르다. 매번 자잘한 장난감을 사기보다 잘 생각해서 정말 가지고 싶은 걸 돈을 모아 사는게 어떻겠냐고.

‘돈을 모으는 방법’은 아이에게 경제 공부를 일찍 시켜주고 싶은 욕심인데, 여기까지 가능할런지는 나도 아직은 모르겠다. 아이에게 ‘이 돈을 은행에 넣어두면 이자가 붙어 얼마가 된다. 너가 당장 돈을 쓸 일이 없다면, 진짜 은행으로 돈을 옮겨서 이자가 붙게 해줄 수 있다. 만약 이 돈으로 주식을 산다면 돈이 줄어들 수도, 은행보다 빠르게 늘어날 수도 있다.’ 이런 설명을 해주고 있다.


목표 2. 2단계

  • 아이가 중학생이 될 때 즈음엔, 정확히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를 자신의 돈으로 사용해야 할지 알려주고, 그 돈을 스스로 관리하도록 할 계획이다. 1단계에서 부모가 하나하나 관여하며 가르쳤다면, 2단계에선 몇 달에 한번 정도 점검을 같이 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가려면 어찌할 지 의논해보고 싶다.

그래서 몇 가지 방법을 고민하다 두 아이 대상으로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용돈을 관리하도록 하고 있다.


엄마, 아빠가 운영하는 사설은행 운영

그래서 아이의 용돈을 관리하는 '엄마, 아빠표 은행'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2 나는 이걸 ‘공부통장’이라고 부른다.

1) 공부통장 개념

아이가 받은 부모나 다른 어른에게서 받은 현금은 모두 아빠가 관리한다. 아빠는 아이가 받은 현금을 장부에 기록한다. 실제 현금은 아빠의 돈과 섞어서 관리해도 관계없다. 장부에 아이가 받은 돈 (채권)이 기록되고, 아빠는 그 돈을 아이에게 줄 수 있으면 되기 때문이다 (채무).

이 방식의 장점은 다음과 같다.

  • 아이 이름으로 된 진짜 통장은 멋지긴 하지만, 관리가 불편하다.
  • 잔고가 얼마인지 즉시 확인 하기 어렵고, 아이 이름으로 인터넷 뱅킹이라도 해보려면 공인인증서 발급하고 관리하는 일을 아이 이름으로도 해야 한다. 3
  • 반면에 부모가 장부만 관리한다고 하면 (엑셀이든 어떤 방법이건), 은행 ATM기를 찾아가지도 않아도 언제 어디서건 즉시 입출금이 가능하고, 즉시 확인도 가능하다.
  • 아이가 어느정도 커서 스스로 본인의 통장과 인터넷뱅킹을 관리하기 전에는 이 방법이 무조건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굳이 단점을 뽑아보자면

  • 결국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선 아빠나 엄마 둘 중에 한명이 아이들 현금을 다 받아서 인출도 한명이 해줘야 하는데, 현금을 받는건 통일해도 쓰는 건 통일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다보면 입금은 아빠가 받고, 출금은 엄마가 해줘야 하는 일이 생길수도 있다. ^^ 물론 반대의 경우도 가능하다.

2) 공부통장 수입

공부통장의 주 수입은 크게 2가지이다.

첫번째로 아이가 현금으로 받는 용돈이 있다. 아이 생일이나, 어린이날이 되면 할아버지, 할머니들께서 아이에게 용돈을 주실 때가 있다. 이 돈들은 아이들에게 이야기하고, 공부통장으로 입금시켜주고 있다.

두번째로 아이가 공부를 하면 용돈을 주고 있다. 4 여러가지 방법들이 있겠지만 나 같은 경우, 아이가 문제집을 다 풀면 그 문제집의 가격만큼을 용돈으로 붙여주고 있다.

예를 들면 디딤돌을 다 풀었다면 16,000원을 입금시켜주는 방식이다.

문제집을 풀 때마다 용돈을 주니, 첫째보다 둘째가 유리한 편이긴 하다.

3) 공부통장 지출

공부통장 지출은 다음과 같은 순서로 이루어진다.

첫째, 아이가 무언가 사고 싶은게 있다면 아이는 부모에게 얘기한다.

둘째, 부모는 아이와 지출의 적정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지출 여부나 규모에 대해 아이와 합의한다.

가능하다면 현금을 바로주는 방법보다는 인터넷쇼핑 등을 통해 구매해주고, 소액인 경우 현금을 바로 줄 수도 있다.


4) 공부통장 투자

다음으로 투자에 대한 부분이다.

공부통장에 돈을 넣어두고, 돈이 계속 쌓이고만 있다면 아이와 투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때이다.

'자 지금 공부통장에 그대로 돈을 넣어두면, 돈이 그 금액 그대로 있는데 반해 은행에 넣어두면 이자가 발생한다'던지 설명을 해준다.

나는 아이와 이야기를 나눠서 용돈을 주식 몇 주를 샀다. 다행히 장이 좋아서 아이가 넣었던 30만원이 45만원이 되었다. 아이는 아직 자기 공부통장으로 돌아오진 않았지만, 매수했던 주식을 팔아서 다시 통장으로 입금하면 15만원이 불어있는 굉장히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반대 경우도 가능하다. 그래서 투자는 신중하게)


5) 공부통장 확인

나는 위 기록을 Google Drive의 Spreadsheet에 기록하고, 아이의 스마트폰에서 View가 가능하게 설정해두었다.

아이는 언제든지 자기 통장에 얼마가 있는지 알 수 있고, 수입은 무엇이었고, 지출은 얼마나 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올 초부터 아이와 함께 위 활동들을 하고 있는데, 장기적으로 볼 때 아이의 경제관념을 심어주는 의미를 가질 거라 기대한다.

  1. https://brunch.co.kr/@pictorygogo/131
  2. 이 은행에는 아직 이자까지 발생하지는 않는다.
  3. 처음엔 이렇게 해보려 했다. 하지만 처음 몇 번만 아이 계좌를 조회하고, 나중엔 잊어버리게 된다. 결국 1년이 지나면 공인인증서를 새로 발급받아야 하는데, 1년에 몇 번 조회하지도 않을 아이 인터넷뱅킹 하려고 공인인증서 발급하고 관리하는 게 낭비로 느껴져 포기했다.
  4. 그래서 ‘공부통장’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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